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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머니투데이]민간 투자회사, 모태펀드에 미운털 박힐까 영화투자 자체검열
  • 작성자 : 관리자
  • 조회수: 3142
  • 작성일: 2016-12-02

※ 원문링크 : http://www.mt.co.kr/view/mtview.php?type=1&no=2016113013085756002&outlink=1

 

모태펀드가 영화계 '돈줄'이란 우월적 지위를 악용하며 특정 영화의 투자에 압력을 넣기 시작한 것은 2014년부터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2013년말 노무현 전 대통령을 그린 '변호인' 개봉 후 모태펀드로부터 직간접적 외압을 받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당시 모태펀드는 변호인에 35억원을 투자했다. 모태펀드 출자와 민간 자금을 합쳐 조성한 영화투자펀드를 운용한 벤처캐피탈이 자율적 의사결정에 따라 투자한 것이다. 회수금액은 107억2000만원으로 206%에 달하는 높은 수익률을 달성했다. 

투자성과는 훌륭했지만 이로 인해 외압의 빌미가 됐다는 후문이다. '모태펀드가 왜 정부 비판 영화에 돈줄 역할을 하냐'는 것이 당시 정부의 시각이었다고 한다. 이즈음 모태펀드 운용 공공기관인 한국벤처투자 사장이 교체된다. 7월 정유신 전 사장의 임기 만료로 인해 한국벤처투자는 후임 사장 공모에 나섰다. 적임자가 없다는 이유로 한차례 무산된 이후 10월 조강래 전 IBK투자증권 대표를 신임 사장으로 확정했다. 

공교롭게도 이미경 CJ부회장이 신병 치료를 이유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후 미국으로 출국한 시점도 2014년 10월이다. CJ그룹이 정부에 비판적 영화나 TV프로그램을 제작했다는 이유로 외압을 받았다고 알려진 때다. 또 문화계 황태자로 불리던 차은택씨가 2014년 8월 문화융성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되며 전면에 나선 시점과도 겹친다.

한국벤처투자는 곧바로 모태펀드 영화투자 시스템에 대한 손질에 나섰다. 그 중심에 선 인물이 2015년 1월 CJ엔터테인먼트 영화사업본부장 출신으로 상근전문위원에 선임된 신모씨다. 그는 조 사장의 대학 후배로 10여년 전부터 인연을 맺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벤처투자에 이 같은 직제가 도입된 건 처음으로 당시 업계에서 매우 이례적 인사로 받아들였다. 

한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신모 상근전문위원이 영입된 후 벤처캐피탈이 느끼는 압력이 더욱 커졌다"고 말했다. 

광주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한 송강호 주연의 '택시운전사', 1980년대 연쇄살인 사건과 시대상을 담은 '보통사람', 방산비리를 다룬 '일급기밀', 원자력발전소 폭발을 소재로 한 '판도라' 등은 모태펀드 출자를 받아 조성된 펀드로부터 투자를 받지 못했다. 

독립영화분야도 석연치 않은 대목이 많다. 모태펀드가 최대출자자이며 국내 유일한 독립영화투자펀드인 '대한민국영화전문투자조합1호'가 다른 출자자의 반대에도 지난 8월22일자로 조기 해산했다. 사회에 비판적 시각을 담은 독립영화에 대한 정부의 불편한 속내가 이례적인 펀드의 중도 해산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안을 찾지 않고 펀드를 청산할 경우 독립영화에 대한 자금줄이 봉쇄당할 수 있다는 영화계의 지적은 번번이 묵살됐다.

반대로 '인천상륙작전'의 경우 IBK기업은행이 선뜻 투자자로 나섰고 CJ계열인 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와 유니온투자파트너스 등이 함께 총 46억원을 투자했다. 

또 독일에서 남편을 따라 북한으로 넘어가 강제수용소에 갇힌 신숙자씨를 배경으로 한 소설 '통영의 딸'을 영화로 제작 중인 '사선에서'는 배급사가 정해지지 않았음에도 다수의 벤처캐피탈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통영의 딸' 판권은 최근까지 한국벤처투자 신모 전문위원이 보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영화 제작사 관계자는 "초기에 벤처캐피탈 3~4곳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며 "지난달 폴란드 촬영을 마쳤으며 배급사는 미정"이라고 말했다. 실제 한국벤처투자에 따르면 '사선에서'는 제작 초기였던 2015년 11월 모태펀드로부터 20억원을 받았다. 

한 영화 배급사 대표는 "모태펀드가 민간의 영화 투자시장에서 특정 의도를 갖고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토로했다. 

한국벤처투자는 "'터널'과 같은 사회비판적 영화에 모태펀드 투자가 진행됐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의도적인 영향력 행사는 자격 미달 등으로 투자 유치에 실패한데 따른 보복성 주장일 뿐"이라며 "영화에 투자할 때 불합리한 결정이나 위법 여부를 사전에 막기 위한 정상적인 의사진행"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벤처투자에 근무했던 한 고위 관계자는 "어떤 이유로든 벤처캐피탈이 투자하는 과정에 한국벤처투자가 코멘트를 하는 건 민간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해 효율을 극대화한다는 모태펀드의 취지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